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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이야기

조립식 분할보트를 사다(첫 보트 운행)

by 이쏘용 2022. 12. 8.

물에 배를 띄워 놀고싶어졌다.

배 위에서 간식도 먹고 노래도 듣고 배를 타고 무인도도 가는 그런 상상을 했다.

 

뱃놀이에 꽃히자 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차에 실을 수 있는 배가 좋을 것 같았다.

그러려면 보통 고무보트를 많이 사는데 고무보트는 폈다 접었다 하기 힘들 것 같았다.

바다라도 들어갔다 오면 매번 민물로 씻어줘야하고 관리하기 힘들어보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일본의 유튜브를 봤는데 일본 사람들은 바다가 많아서 그런가 소형 배를 타고 낚시를 많이 하고 있었다.

 

 

왠지 저런 플라스틱 배들이 구멍날 일도 없고 안전할 것 같았다.

검색을 하던 도중 눈에 들어온 배가 있었다.

2단으로 분리되는 초록배.

 

 

 

왠지 사이즈도 귀여울 것 같고 생긴것도 둥글둥글 귀엽고 색깔도 맘에들었다.

 

 

차에도 분할해서 아래 사진처럼 트렁크에 실린다고 하니 완전 딱이었다.

 

 

다른 배들과도 좀 비교해보다가 결국 질러버렀다.

중국에서 물 건너서 오는 녀석이라 결제하고 잊혀질 만 할 즈음 도착했다.

 

 

 

생각보다 엄청 크고 무거웠다.

40키로인데 크기가 커서 들기가 무거웠다.

방 안에서 봤을 때는 엄청나게 큰 존재감에 어디다 둬야할 지 난감할 정도였다.

 

뭔가 골칫 덩어리를 산 느낌.

중고로 팔아버릴까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곧 마음을 잡고 와이프와 함께 한강에서 배를 타보기로 했다.

같이 온 패들로는 불안하여 수동 핸드 프로펠러를 샀다.

지금 와서는 왜 샀을까 후회되는 제품.

그래도 첫 보팅에서 이 녀석 없었으면 아마 중국까지 떠내려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수동 핸들 프로펠러

 

 

한강의 바람이 생각보다 매서웠다.

물살이 흐르는게 눈으로 보였다.

지금이라면 절때 배를 띄우지 않았을 날씨.

하지만 그 때는 처음 배를 타는 상황이라서 한강에도 조류가 있고 조류보다도 바람에 더 영향을 받는 다는 걸 몰랐던 우리는 용감하게 배를 띄웠다.

집에 있을 때는 무식하게 커보였는데 물에 띄워 둘이 타보니 굉장히 작고 좁게 느껴졌다.

 

우리가 생각한 보팅은 여유롭게 노를 저으며 물 한 가운데에서 싸온 간식을 먹고 노래를 듣는 이미지였는데

현실은 상상과 너무 달랐다.

가만히 있어도 둥실둥실 저절로 떠내려가는게 느껴졌었다.

 

 

상황 파악을 못하고 배 위에서 김밥을 먹던 우리 부부는 뭔가 상황이 잘못되가고 있음을 깨닫고 우리가 처음 배를 내렸던 곳으로 열심히 노를 저었는데 아뿔사 재자리노질이였다.

 

 

패들이 카약 타입의 좌우 번갈아 젓는 방식이였는데 보트 바닥에 직진성을 갖게 해주는 샤크킬이 없어서 패들을 저을 때마다 뱃머리만 좌우로 도리도리하며 앞으로 나가질 않았다.

 

샤크킬

다행히 수동 프로펠러를 미친듯이 돌리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와이프는 앞에서 패들로 방향을 잡았고 나는 두손으로 핸들을 꽉 잡고 이두가 터지도록 돌렸다.

겨우 겨우 도착할 즈음 선착장에 낚시배 아저씨가 위험하지 않냐고 걱정해줬고 배에서 내려 선착장에 올라탄 우리는 생존했음에 감사하며 서로 부둥켜 껴안았다.

 

집에 와서 얼마나 무모했는지 깨달았고 날씨와 강물의 무서움을 깨달았으며 좀더 준비해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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