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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이야기

홍천강 타고 부부 동반 패들보드 캠핑 : 물에 젖어 하의 실종

by 이쏘용 2023. 11. 20.

2022년 9월 중순

 

 1.홍천강 캠핑하기

 

한강에서 호된 패들보드 신고식을 치르고

 

한동안 집밖에 나가지 않다가

 

9월이 되서 날씨가 선선해지니까

 

또다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

자기야 홍천강에 패들보드타고 캠핑하자

패들보드? 거기에 두명 탈 수 있어?

탈 수 있을껄? 영상 보니까 다들 타던데

"

 

위험을 걱정하는 와이프를 달래서

 

홍천강 마곡유원지에 옵니다.

 

 

캠핑하러 자주 왔었는데 패들보드를 타고

 

물놀이하러는 처음 와봅니다.

 

여기에서 수상오토바이와 수상스키, 카약 등

 

뱃놀이를 많이 하는 것을 봐서

 

불안한 마음을 잊고 열심히 샛팅을 합니다.

 

 

짐들이 물에 안젖게 김장 비닐을 씌우고

 

와이프가 앞자리 저는 뒷자리에 앉습니다.

 

아내가 처음 타보는 패들보드에 긴장해서

 

중심 잡기 어려워합니다.

 

몸에 힘을 빼고 릴렉스하라고 설명해주니

 

조금씩 괜찮아집니다.

 

천천히 패들을 저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배바위 부근 노지입니다.

 

가는 길에 우리처럼 패들보드에 아빠와 아들이

 

함께 탑승한 모습을 발견합니다.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패들보드가 천천히 갑니다.

 

 

중간에 코너길에서 물살이 얕고 거세집니다.

 

아무리 열씸히 패들을 저어도

 

오히려 뒤로 밀리는 느김이 듭니다.

 

"

자기야 안되겠다 내려서 끌고가자

내리라고? 안빠져? 흐엉

"

 

내려서 보드를 끌고 거슬러 올라갑니다.

 

와이프 바지는 물이 튀어서

 

엉덩이가 젖어 있었습니다.

 

옷을 잘 마르는 폴리 소재의 옷으로

 

입으라 할껄 아쉬움이 듭니다.

 

다시 깊어지는 구간에 도달하니

 

물살이 순해졌습니다.

 

다시 탑승해서 열심히 패들링합니다.

 

거의 도착할 때 쯤 힘이 빠지고 손목이 아파옵니다.

 

목표했던 배바위까지 가는 것은 포기하고

 

인근 노지에 비상 랜딩합니다.

 

"

휴우~ 힘들다

고생했어 자기야~

"

 

텐트를 칠만한 평탄한 곳을 찾아봤는데

 

온통 자갈밭이라 바닥이 울퉁불퉁합니다.

 

 

잘 때 등 엄청 베기겠다 싶었습니다.

 

텐트를 치고나니 아내의 바지가 젖어서

 

체온이 떨어질 것이 걱정됩니다.

 

"

자기야 일단 바지를 벗고 말리자

젖은거 벗고 우비입고 있는게 나을거야

"

 

아내는 바지부터 팬티까지 벗고

 

우비소녀가 됐습니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갑니다.

 

아무도 없는 홍천강은 파로호처럼

 

인공적인 불빛 하나 없어서

 

칠흑같이 어두워집니다.

 

적막한 강가에서 준비한 음식을 요리하는

 

소리만 울려퍼집니다.

 

 

패들을 젓다가 먹는 고기는 너무나도 맛있습니다.

 

술도 가볍게 한잔하니 기분이 좋아

 

노래를 부릅니다.

 

약간 큰 소리로 불렀더니 메아리가 울려퍼집니다.

 

"

오 메아리친다?

자기야!! 자기야.. 자기야.. 자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서로가 낄낄거리며 웃고 떠들다가

 

약간 쌀쌀해져서 텐트에 들어갑니다.

 

 

바닥에 자갈들이 느껴집니다.

 

준비한 에어메트는 하나뿐이라 아내에게

 

양보하고 저는 대충 배낭을 바닥에 깔고

 

잠을 청합니다.

 

다음날 등베김에 잠을 설쳐서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아침의 홍천강은 새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아내는 잠자리가 나름 편한지 늦으막히 일어납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철수를 준비합니다.

 

 

하류로 내려가는 길은 순풍에 돛단 것 처럼

 

너무나도 편했습니다.

 

거의 패들은 방향만 잡아줘도 천천히 떠내려갑니다.

 

이번 캠핑도 우리의 영역이 넓어진 것 같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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